저는 실용음악과 피아노 전공이지만 국악 작곡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른 악기들은 악보와 음원을 보면서 음역대나 주법 등을 공부할 수 있었지만 12현 가야금은 악보는 이동도법(악보와 실음이 같지 않음)을 사용하고 12현 안에서 눌러서 소리를 내기때문에 배워보지 않고는 이해하기가 참 어려운 악기였습니다. 또 요즘 창작곡에서는 거의 25현을 사용하기에 저도 12현을 사용하여 작업할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가야금 선생님을 알게 되어 현재 약1년 정도 가야금을 배웠고 이제 성금연류 짧은 산조를 배우고 있습니다. 1년여 정도 되니 이제 겨우 가야금은 굉장히 섬새하면서도 파워풀하고 이렇게 타는 악기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 12현 가야금의 간략한 설명과 실용음악과 입장에서 바라본 가야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12현 산조 가야금
주법 특징
산조가야금은 풍류가야금 이후에 나타난 악기로 명칭에서처럼 산조를 연주하기 위한 악기입니다. 풍류가야금은 당기거나 미는 주법을 써서 절제된 소리를 내는 반면, 산조가야금은 오른손을 45도 정도로 뜯음으로써 부드럽고 여운이 큰 소리를 냅니다. 또한 연튕김(손톱으로 튕기는 소리)이나 막는 주법, 뜯는 위치에 따른 음색의 변화 등이 오른손에서 나타나며, 왼손 주법에서는 누르는 소리의 여음을 변화시키거나 흔들거나 퇴성, 전성, 추성 등 현의 장력을 이용한 다양한 주법을 활용하여 풍류가야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재질에서 오는 특징
12현 가야금은 긴 사격형 오동나무 몸통위에 명주실을 꼬은 현을 얹어어 사용하는데 명주실은 습도나 장력 변화에 매우 민감해서 조율한 음정이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단점이자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의 탄력과 장력을 잘 제어하는 것이 훌룽한 산조 연주자의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여기에 빨라진 템포와 연튕김 주법의 사용은 음색적 화려함을 더해 줍니다. 이런 장점이 있어 산조 독주 외에 민요 반주, 병창, 시나위 창작곡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 기보법
산조가야금은 실음(실제 연주하는 음)의 5도 위로 표기합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를 기준으로 하면 가온다 "도" 소리가 가야금 악보로는 G4로 표기됩니다. 다음 그림에서 첫 번쩨 악보가 가야금 음계이고 두번쨰는 악보의 실음을 기보한 것 입니다.
절대음으로 들리는 저는 처음에 정말 헷갈렸습니다. 지금은 악보를 읽을때는 완전 5도를 자연스럽게 내려서 보게 되었는데 그래도 소리는 여전히 실음으로 들립니다. 저의 귀로는 "도"로 들리는 줄이 가야금 하시는 분들께는 "솔"줄이기때문에 소통할 때 아직도 잠시 계산을 한답니다.
- 작곡자 입장에서 바라본 12현 가야금
기본 조율
기본 조율은 위의 사진처럼 C장조입니다. 하지만 산조같은 경우는 안족을 살짝씩 내려서 타기 때문에 제 귀에는 "시"에 가깝습니다. 한참 듣고 있다보면 도라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악보는 "솔"로 표기되어 있는데 실음은 "도"이고 들리는 소리는 "시"인 저에게는 요지경 현상이 발생한답니다. 왜 이렇게 표기하게 됐는지 엿쭈어봤는데 원래는 악보라는게 없었는데 가야금 악보를 처음 만드신 분이 그렇게 정하신거랍니다. 찾아가서 엿쭈어보고 싶네요
Ckey의 조율이 되어있기때문에 당연히 Ckey와 Amkey 위주의 멜로디가 가능하고 눌러서 음을 만들 수 있기때문에 Cm키도 가능합니다. 안족을 내려서 B키로 조율하면 B키 계열 멜로디의 연주도 가능하죠 단, 전통 5음계 기준읍니다. 눌러서 소리를 만들 수 있어도 너무 많이 눌러서 내면 연주도 어렵고 소리도 안 예쁩니다.
멜로디 도약
클래식이나 실용음은 연주하는데 음계, 반음, 도약의 제약이 거의 없죠. 그래서 처음 국악 작곡을 해보면 도약이 많아서 어색해진답니다.
가야금 산조와 민요를 배우면서 가야금은 주로 옥타브 도약, 4도 도약 또는 위 아래의 바로 근접한 현을 오가면서 멜로디를 구성한다고 느껴졌습니다. 느린 부분에서는 같은 현에서 눌러서 소리를 내거나 농현이나 눌러서 내는 음으로 길게 빼주고 빠른 부분에서는 같은 음을 연달아 연주하거나 페세지를 반복해서 빌드업하게 됩니다.
피아노는 그냥 누르면 음이 나고 음을 밴딩하거나 바꿀 수 없기때문에 화성과 음을 많이 사용해서 연주하는 악기라면 가야금은 농현이나 누르는 소리 등을 통해 수많은 미분음을 사용하는 악기이고 음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굉장히 예민한 손끝이 감각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국악 작곡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