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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현 산조가야금의 특징

by muasis 202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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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실용음악과 피아노 전공이지만 국악 작곡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른 악기들은 악보와 음원을 보면서 음역대나 주법 등을 공부할 수 있었지만 12현 가야금은 배우지 않고 곡 쓰기가 저로써는 엄두를 못 내겠더군요. 25현 가야금은 피아노와 같은 방식의 악보를 사용하지만 12현 가야금 악보는 이동도법(악보와 실음이 같지 않음)을 사용하고 12현 안에서 눌러서 내는 주법이 많아 이해하기가 연주해보지 않고는 작곡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가야금 선생님을 알게 되어 가야금 공부를 시작했고 현재 약 1년 정도가 되어 성금연류 짧은 산조와 황병기 선생님의 침향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연주를 목표로 하기보다 작곡을 위해 곡을 연주해보는 정도로 진도를 빨리 나갔습니다. 1년여 정도 되니 이제 겨우 가야금은 굉장히 섬새하면서도 파워풀한 악기라는 것이 느껴지며, 가야금 연주자로써도 활동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그럼 가야금에 대한 설명과 실용음악과 입장에서 바라본 가야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야금의 종류

1. 풍류가야금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 가야금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풍류가야금은 오동나무를 파내어 악기의 몸체를 만듭니다. 

악기의 공명통이 크고 현의 간격이 넓직하며, 현이 굵어서 소리도 큰편이고 다른 가야금에 비해 음역대가 낮습니다.  

 풍류가야금은 통이 크고 음역이 낮은 만큼 깊은 울림의 음색이 매력적이지만 현의 간격이 넓어서 템포가 빠르거나 도약이 많은 음악을 연주하기에는 어려워 요즘은 많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전통음악에서는 영산회상, 여민락, 보허사, 가곡반주 등 템포가 빠르지 않고 단순한 곡에서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오른손은 손가락을 안쪽으로 당기거나 손목을 세워 바깥쪽으로 미는 등의 동작으로 연주하고, 왼손은 대부분 현을 따라다니고 가끔 현을 눌러 연주합니다. 또 퇴성, 전성, 추성 등 오른손이 연주한 소리의 여음을 변화시키는 왼손 주법들을 구사합니다. 

2. 12현 산조 가야금

12현 산조가야금
제가 사용하는 12현 산조 가야금 입니다.

- 주법 특징

 산조가야금은 풍류가야금 이후에 나타난 악기로써 현의 간격이 줄어들어 크기가 약간 작아졌고 이름처럼 산조를 연주하기 위한 악기입니다. 산조는 판소리 전성기 이후 1890년대 경 가야금에서 가장 먼저 양식화되어 등장한 기악독주곡으로 템포가 빠르고 화려하여 다양한 주법을 사용하여 감정을 더 다양하게 표현하는 곡입니다. 

 풍류가야금은 당기거나 미는 주법을 써서 절제된 소리를 내는 반면, 산조가야금은 오른손을 45도 정도로 뜯음으로써 부드럽고 여운이 큰 소리를 냅니다. 또한 연튕김(손톱으로 튕기는 소리)이나 막는 주법, 뜯는 위치에 따른 음색의 변화 등이 오른손에서 나타나며, 왼손 주법에서는 누르는 소리의 여음을 변화시키거나 흔들거나 퇴성, 전성, 추성 등 현의 장력을 이용한 다양한 주법을 활용하여 풍류가야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하여, 연주자의 능력이 많이 요구되는 악기가 됩니다. 

- 재질에서 오는 특징

12현 가야금은 긴 사격형 오동나무 몸통위에 명주실을 꼬은 현을 얹어어 사용하는데 명주실은 습도나 장력 변화에 매우 민감해서 조율한 음정이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단점이자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의 탄력과 장력을 잘 제어하는 것이 훌룽한 산조 연주자의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여기에 빨라진 템포와 연튕김 주법의 사용은 음색적 화려함을 더해 줍니다. 이런 장점이 있어 산조 독주 외에 민요 반주, 병창, 시나위 창작곡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3. 18현 가야금 

현대에 넓은 공연장에서 연주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풍류가야금과 산조가야금보다 음량이 큰 악기가 요구됨에 따라 18현, 25현 가야금, 철가야금, 전자 가야금 등 여러 개량악기가 등장하였습니다. 18현 가야금은 산조가야금보다 현이 6개 늘어나 음역이 녋어졌고 현의 재질이 폴리에스테르로 변경됩니다. 조율은 5음계 구조로 이루어집니다.

 폴리에스테르는 명주실에 비해 장력의 변화가 적어 음정 유지에 유리한 장점이 있지만 탄성은 적어 농현 기법을 사용하는 등의 면에서 12현 가야금에 비해 섬세함은 다소 떨어질 수 았습니다. 하지만 음량이 커지고 음역대가 넓어져 양선 주법을 사용하거나 멜로디와 반주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25현 가야금

 25현 역시 폴리에스테르 현을 사용합니다. 5음계로 조율되는 18현과는 다르게 25현 가야금은 7음계 주고로 조율되어 개방현이 반음 간격인 음역이 있다는 것이 12현,28현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피아노와 비슷한 악보와 주법으로 연주할 수 있고 음역이 넓기때문에 창작곡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전통의 미 보다는 하프와 같은 소리로 느껴질 수 있는 단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5. 철가야금, 고중저음 가야금

 철가야금은 산조 가야금과 같지만 철 재질의 현을 사용하여 울림이 더 크고 여운이 길게 남아 춤 반주에서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악기입니다. 

 고,중,저음 가야금은 가야금 3중주를 위해서 음역대가 다른 가야금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중음 가야금은 명주실을 사용하고 고음 가야금은 높은 음역의 소리를 연주하기 위해 악기의 길이를 줄이고 폴리에스테르 현을 사용합니다. 저음 가야금은 악기 크기를 늘리고 굵은 현을 사용하여 옥타브 아래 소리를 냅니다. 

6. 전자가야금 

가야금 몸체나 안족에 기타 픽업과 같은 증폭장치를 설치하여 전자적 소리로 바꿀 수 있게 만든 악기로,  자연 소재의 전통 가야금과는 음색이 많이 달라셔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야외 연주나 음량이 켜야하는 상황이나 EDM과 같은 전자음악에 잘 어울릴 경우에 사용하면 장점이 될 수 있는 악기로 앞으로 전자악기로써의 계량에 더 발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12현 가야금의 기보법 

25현 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산조가야금의 기보법은 실음(실제 연주하는 음)의 5도 위로 표기합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를 기준으로 하면 가온다 "도" 소리가 가야금 악보로는  G4로 표기됩니다.  다음 그림에서 첫 번쩨 악보가 가야금 음계이고 두번쨰는 악보의 실음을 기보한 것 입니다. 

가야금 기보법 예시
가야금악보와 실음

절대음으로 들리는 저는 처음에 정말 헷갈렸습니다. 지금은 악보를 읽을때는 완전 5도를 자연스럽게 내려서 보게 되었는데 그래도 소리는 여전히 실음으로 들립니다. 저의 귀로는 "도"로 들리는 줄이 가야금 하시는 분들께는 "솔"줄이기때문에 소통할 때 아직도 잠시 계산을 한답니다. 

 

작곡자 입장에서 바라본 12현 가야금 

기본 조율 

기본 조율은 위의 사진처럼 C장조입니다. 하지만 산조같은 경우는 안족을 살짝씩 내려서 타기 때문에 제 귀에는 "시"에 가깝습니다. 한참 듣고 있다보면 도라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악보는 "솔"로 표기되어 있는데  실음은 "도"이고 들리는 소리는 "시"인 저에게는 요지경 현상이 발생한답니다. 왜 이렇게 표기하게 됐는지 엿쭈어봤는데 원래는 악보라는게 없었는데 가야금 악보를 처음 만드신 분이 그렇게 정하신거랍니다. 찾아가서 엿쭈어보고 싶네요 

  Ckey의 조율이 되어있기때문에 당연히 Ckey와 Amkey 위주의 멜로디가 가능하고 눌러서 음을 만들 수 있기때문에 Cm키도 가능합니다. 안족을 내려서 B키로 조율하면 B키 계열 멜로디의 연주도 가능하죠 단, 전통 5음계 기준읍니다. 눌러서 소리를 만들 수 있어도 너무 많이 눌러서 내면 연주도 어렵고 소리도 안 예쁩니다. 

멜로디 도약

클래식이나 실용음은 연주하는데 음계, 반음, 도약의 제약이 거의 없죠. 그래서 처음 국악 작곡을 해보면 도약이 많아서 어색해진답니다. 

가야금 산조와 민요를 배우면서 가야금은 주로 옥타브 도약, 4도 도약 또는 위 아래의 바로 근접한 현을 오가면서 멜로디를 구성한다고 느껴졌습니다. 느린 부분에서는 같은 현에서 눌러서 소리를 내거나 농현이나 눌러서 내는 음으로 길게 빼주고 빠른 부분에서는 같은 음을 연달아 연주하거나 페세지를 반복해서 빌드업하게 됩니다. 

 피아노는 그냥 누르면 음이 나고 음을 밴딩하거나 바꿀 수 없기때문에 화성과 음을 많이 사용해서 연주하는 악기라면 가야금은 농현이나 누르는 소리 등을 통해 수많은 미분음을 사용하는 악기이고 음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굉장히 예민한 손끝이 감각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국악 작곡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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