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쟁은 국악 현악기 중 가장 큰 사이즈이며 서양음악에 첼로에 해당하는 매력적인 음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등장한 시기에 따라 아쟁, 산조아쟁, 개량아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크기에 따라 대아쟁과 소아쟁으로 구분하기도 하며, 장르에 따라 정악아쟁, 산조아쟁, 창작아쟁 등으로 여러 명칭을 사용합니다.
대아쟁
대아쟁은 정악에서 사용하는 7현과 9현의 정악아쟁이 있고, 국악 관현악이나 창작음악에서 사용하는 10현과 12현의 대아쟁이 있습니다.
- 정악아쟁
7현 정악아쟁은 고려사, 악지에 있는 아쟁을 말하는데 조선시대를 거쳐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당악과 향악에서 조율을 다르게 합니다.
9현 정악아쟁은 1965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창단과 합께 등장하였습니다. 당시 국악관현악에 저음부를 담당할 악기가 필요하여 악기 제작자 김붕기가 7현 정악아쟁의 몸통을 키우고 두 개의 현을 늘려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악기를 국립국악원에서 정악 연주에 사용하면서 '9현 정악아쟁'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 개량 대아쟁
10현 대아쟁
개량 대아쟁은 10현과 12현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0현 대아쟁은 19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창단 시 악기 개량 사업의 하나로 9현 대아쟁에 한 개의 현을 늘리고 악기의 크기를 조금씩 넓혀서 제작한 악기입니다. 9현 대아쟁보다 음역이 넓어졌으며 볼륨도 커졌으며 10현 대아쟁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악기입니다.
12현 대아쟁
12현 대아쟁은 10현 대아쟁의 저음역 보강을 위해 두 개의 현을 늘려서 만들었고, 2005년 명동 성당 연주에서 처음 연주되었습니다. 2006년경부터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에서 저음역 보강과 반음 연주의 편의를 위해 사용해 왔습니다. 현재는 국립국악원의 창작악단과 안산시립국악단, 광양시립국악단 등에서만 사용하고 있으면 12현 대아쟁을 보유한 연주자는 많지 않습니다.
소아쟁
소아쟁에는 산조아쟁과 10현 소아쟁 12현 소아쟁이 있습니다. 10현,12현 소아쟁은 국악관현악이나 창작음악 연주를 위해 개량된 악기입니다.
- 산조아쟁
산조아쟁은 궁중음악에서 사용되던 아쟁을 개량해서 만든 획기적인 악기입니다. 본래 저음역 선율을 맡았던 아쟁이 창극이나 무용음악의 반주음악을 연주하거나 기악독주곡인 산조를 연주하는 악기로 탈바꿈하였기 때문입니다.
아쟁을 산조아쟁으로 개량한 사람은 박성옥인데 아악부 연주에서 본 아쟁의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하여 1952년경 악기 제작자 김광주와 함께 가야금 몸통 위에 덧판을 대어 6현 산조아쟁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한일섭은 연주 편의를 위해 6현 산조아쟁에서 1현을 더 늘려 7현으로 만들었고 김병호는 저음줄을 1현 더 첨가하여 8현 산조아쟁을 만들었습니다.
산조아쟁은 각 현 사이의 음정관계만 있을 뿐 현의 음고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음악의 장르나 연주자가 선호하는 음역에 따라 안족을 옮겨 조율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 개량소아쟁
개량 소아쟁에는 10현 소아쟁과 12현 소아쟁 두 종류가 있는데 10현 소아쟁은 아쟁 독주곡 연주에도 간혹 사용됐으나 현재는 주로 앙상블에 사용됩니다. 개량 소아쟁은 산조아쟁보다 정확한 음정을 연주하기에 편리하지만 주로 개방현을 연주하므로 현을 눌러 요성, 전성, 퇴성을 내는 산조아쟁보다 선율을 연주하기에 불리하여 독주악기로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10현 소아쟁은 19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창단 시, 8현 산조아쟁을 개량하여 10현 소아쟁을 제작하였고 기존 조율법에서 벗어나 도(Eb), 레(F), 미(G), 솔(Bb), 라(C)로 조현합니다.
아쟁 활의 종류
아쟁은 원래 나무 활을 사용하였으나 산조아쟁이 고안되면서 말총 활을 사용하게 되었고, 현재 정악 연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말총 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i) 나무 활: 주로 개나리 나무를 사용하여 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송진 가루를 묻혀 사용합니다. 손잡이에는 가죽을 덧대거나 칠을 하여 경계를 만들게 됩니다. 활의 두께는 연주하는 장르나 연주자의 체형에 따라 달라지는데 정악 연주에 사용하는 활은 길이가 약 1m 정도이고, 민속악 연주에서는 50-60cm의 길이의 활이 사용되며, 손잡이에서 활 끝으로 갈수록 두께가 얇아집니다.
나무 활은 말총 활에 비해서 크기가 크고 거친 음색을 냅니다. 보통 나무활과 말총 활은 같은 연주법으로 사용하지만 창작음악에서는 악기의 몸통이나 현을 두드리는 주법을 사용하여 타악기적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ii) 말총 활 : 말총 활은 1950년경 산조아쟁의 고안과 함께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바이올린 활을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민속악과 창작음악 연주 시, 아쟁 연주에 편리한 형태로 계량된 활을 사용합니다. 초기에는 말총을 썼지만 현재는 주로 나일론을 사용합니다.
아쟁 연주법
아쟁 연주는 오른손 연주법과 왼손 연주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장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어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으로 나누어보겠습니다.
전통음악의 오른손 연주법은 활을 마찰하여 소리를 내는 운궁법과 현을 튕기거나 뜯어서 소리를 내는 탄현법이 있습니다. 왼손 연주법은 현을 흔들어 소리를 내는 농현, 소리를 밀어 올리는 추성, 음을 끌어내리는 퇴성, 현을 굴러 소리를 내는 전성 등이 있습니다.
창작음악의 오른손 연주법은 활을 사용하여 소리를 내는 아르코와 현을 뜯어 소리를 내는 피치카토, 활을 바꾸어가며 연주하는 데타세, 음과 음 사이가 끊어지지 않도록 매끄럽게 연주하는 레가토, 음을 끊어 연주하는 스타카도, 음 길이를 충분히 지속하는 테누토, 같은 음을 연속적으로 빠르게 연주하는 트레몰로 등 서양음악과 비슷한 주법을 구사합니다.
비교적 대중에게 생소하지만 저음이 정말 매력적인 악기인 아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국악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