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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과 즉흥

아쟁의 구조와 종류 — 국악작곡 경험으로 정리한 악기 가이드

by muasis 202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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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의 구조와 종류 

제가 국악작곡 공부를 시작하면서 아쟁은 항상 저를 설레게 하는 악기 중 하나였습니다. 서양음악의 첼로처럼 풍부한 저음을 담당하면서도 국악 특유의 색깔을 살릴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처음 아쟁을 활용해 작곡했을 때, 예상보다 연주 난이도에 대한 고려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공부하고 작업하면서 정리해 본 아쟁의 구조와 종류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쟁의 기본 분류

아쟁은 등장한 시기에 따라 아쟁, 산조아쟁, 개량아쟁으로 분류되고 크기에 따라 대아쟁과 소아쟁으로도 구분됩니다. 작곡을 하다 보면 장르에 따라 정악아쟁, 산조아쟁, 창작아쟁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대아쟁

대아쟁은 정악과 국악관현악, 창작음악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저도 처음 국악관현악을 쓸 때 저음 파트를 안정감 있게 만들어주는 대아쟁의 존재가 굉장히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정악아쟁 (7현, 9현)

7현 정악아쟁은 고려시대부터 사용되었고, 당악과 향악에서 조율법이 조금 다릅니다. 9현 정악아쟁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단 당시 저음을 보강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저도 관현악 작업에서 처음 이 두 악기 차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개량 대아쟁 (10현, 12현)

19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창단 시 악기 개량사업을 통해 10현 대아쟁이 제작되었고,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저도 작업할 때는 거의 10현 대아쟁을 기준으로 악보를 쓰고 있습니다.

12현 대아쟁은 저음역을 보강한 버전으로 2005년 처음 무대에 올랐고, 현재 일부 국립 및 시립단체에서만 사용 중입니다. 12현은 실제로 써볼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저음부에서 상당히 웅장한 느낌을 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작곡한 아쟁공연 장면

소아쟁

소아쟁은 산조아쟁과 개량 소아쟁으로 구분됩니다.

산조아쟁

산조아쟁은 제가 처음 독주곡 작업을 시도할 때 가장 많이 접했던 악기입니다. 원래 궁중음악의 아쟁을 1950년대 박성옥 선생님이 개량하여 6현으로 만든 뒤, 이후 7현·8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산조아쟁은 장르나 연주자에 따라 조율이 유동적이라는 점이 작곡자로서 항상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저도 여러 번 연주자분과 협의하며 조율 설정을 조정한 적이 있습니다.

개량 소아쟁 (10현, 12현)

10현 소아쟁은 산조아쟁을 기반으로 개량되어 앙상블에서 자주 활용됩니다. 독주용보다는 앙상블 편성 시 좀 더 안정적인 음정 확보를 위해 사용되며, 저도 관현악 스케치할 때는 산조보다 소아쟁 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2현 소아쟁은 저도 아직 직접 써보진 못했지만 이론상으로는 반음계적 활용과 저음부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쟁 활의 종류와 특징

아쟁도 활에 따라 연주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작곡자로서 처음엔 그냥 활만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작업을 하면서 활 종류에 따라 음색이 꽤 차이가 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무 활

나무 활은 주로 개나리 나무로 제작하며, 정악 연주에 많이 사용됩니다. 1m 정도 되는 긴 활이 특징이고, 상대적으로 거친 음색을 냅니다. 저는 나무 활 소리가 묵직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전통 정악 작업 시 애용합니다.

말총 활 (현대 개량 활)

말총 활은 산조아쟁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었고, 현재 대부분의 민속악과 창작곡에서는 나일론 등 개량소재를 활용한 말총 활이 표준처럼 쓰입니다. 부드럽고 유연한 음색 표현이 가능합니다.

아쟁 연주법 — 전통음악과 창작음악

전통 연주법

  • 오른손: 활을 문지르는 운궁법, 현을 튕기는 탄현법
  • 왼손: 농현, 추성, 퇴성, 전성 등 다양한 장식기법

이런 전통적 기법들은 제가 산조아쟁 독주곡을 쓸 때 특히 많은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농현의 깊이, 전성의 빠르기 등은 연주자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창작음악 연주법

창작국악에서는 서양 현악기처럼 아르코, 피치카토, 데타세, 레가토, 스타카토, 테누토, 트레몰로 등 다양한 주법을 사용합니다. 저도 창작곡에서 트레몰로나 피치카토를 적극 활용한 적이 있는데, 예상외로 타악기적 효과를 줄 때 상당히 재미있는 소리가 나서 애착이 갑니다.

작곡자로서 아쟁 악보를 쓸 때 유의하는 점

  • 현 개수에 따른 조율 방식 숙지하기
  • 빠른 도약보다는 자연스럽고 유려한 선율 배치
  • 개방현 활용 범위 고려 → 운지 편의성 확보
  • 산조아쟁인지, 개량 소아쟁인지에 따른 운지 난이도 조정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배려하면 연주자분들께서 "악보가 참 친절하다"고 칭찬해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쟁 작곡의 미래

아쟁은 국악 현악기 중에서도 작곡자 입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악기입니다. 저도 작업을 거듭할수록 아쟁이 가진 저음의 매력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더 다양한 국악 악기를 탐구해 보며 공유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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