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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과 즉흥

클래식에서 재즈로 — 저의 재즈피아노 입시 여정

by muasis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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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서 재즈로 — 저의 재즈피아노 입시 여정

저는 어린 시절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다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우연히 재즈피아노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전공할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은 재즈피아노를 전공하고 실용음악을 공부하게 되었으니 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재즈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

클래식 피아노를 꾸준히 배우다 보니 그만두기엔 아깝고 계속하기엔 확신이 없던 때, 피아노 선생님께서 재즈피아노를 권유해 주셨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재즈피아니스트 선생님과 상담을 했고, 몇 가지 테스트 후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얼떨결에 재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입시 레슨 — 방향을 잡지 못했던 시기

처음 레슨에서는 코드 기초와 입시곡 카피를 시작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 없이 릭을 만들어서 연습하라는 식의 지도가 반복되었습니다. 솔로 라인도 만들어야 했지만,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은 없었고 12 키 연습만 강조되었습니다. 이때는 재즈 즉흥에 대해 아무런 개념이 없는 상태였고, 입시 시험장에 가서야 블루스 초견이 포함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 큰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입시 비용 부담과 스트레스 속에 결국 선생님과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재즈피아노 그룹 레슨 — 스윙감을 처음 알게 되다

당시 한창 활성화되었던 JAZZPIANO 카페에서 그룹 레슨 프로그램을 찾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배경의 수강생들과 함께 수업하며 처음으로 '스윙감'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레슨에서는 전혀 배우지 못했던 리듬과 그루브의 중요성을 이때 알게 되었고, 베이스와의 합주 경험도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입시 선생님 — 음악적 사고 전환

그룹 레슨 선생님 중 한 분의 추천으로 새 입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이때부터 연습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입시곡 카피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카피하고 재구성하는 훈련을 통해 음악적 사고를 키워갔습니다. 특히 스탠더드 곡을 기반으로 여러 솔로를 참고해 새로운 라인을 구성하는 과정은 재즈 즉흥의 핵심 원리를 체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입시 준비의 불안과 조급함

이때가 19살 6월 무렵이라 본격 입시 준비를 시작하기엔 늦었다는 압박이 컸습니다. 솔로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선생님께서는 좋은 터치와 스윙감을 이미 갖고 계셨기에 구체적인 그루브 설명을 듣긴 어려웠습니다. 결국 이 시점에서는 재수를 염두에 두게 되었습니다.

현재 나의 작업실 사진

재수학원 — 체계적인 기초 다지기

다음으로 찾은 재수학원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그루브와 리듬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쉬운 가요 카피부터 시작해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만들어보는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음악 구성력을 키워갔습니다. 합주 수업도 처음 참여하게 되었고,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도시락을 싸들고 하루 종일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이렇게 집중한 끝에 결국 대학 입시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학원과 개인레슨 — 각자의 장단점

개인레슨은 시간적 여유와 밀도 있는 소통이 가능한 반면, 학원은 연습실 제공, 합주 수업, 그리고 동료 입시생들과의 자연스러운 경쟁이라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연습 의지가 약한 학생이라면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했고, 학원마다 방음 문제로 집중에 어려움이 있기도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생님을 잘 만나고, 학생 본인이 꾸준히 연습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학원이든 개인레슨이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경험으로 느꼈습니다.

즉흥성과 리듬의 세계로 넘어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클래식에서 재즈로, 그리고 리듬과 즉흥의 세계로 음악적 시야가 확장되었습니다. 이후 재즈 즉흥연주는 물론 전자음악의 DJ 퍼포먼스에서도 이런 '실시간 창작'의 본질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피아노 앞에서든 DJ 장비 앞에서든 즉흥성과 그루브는 결국 음악적 대화의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저의 즉흥연주 훈련법과 리듬 감각을 어떻게 키워갔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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