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면 악보를 다 잘 볼까요?
저는 7살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선생님들께 악보를 빨리 읽는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하는데 저는 어려서 피아노를 배우면 누구나 악보를 잘 읽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레슨을 하다 보니 피아노를 오래 배우고도 악보를 보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인이 되어 피아노를 배우는 경우 악보를 읽는 법을 익히는 것이 큰 난관입니다.
악보를 잘 못보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듣고 외워서 좋아하는 곡만 치는 경우가 많아 오래 피아노를 배워도 잘 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외우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악보를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성인들의 경우에는 악보를 빨리 읽고 싶지만 양손을 한눈에 보는 것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피아노 잘 치시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악보를 어떻게 하면 빨리 볼 수 있을까요?" 입니다.
유튜브에서 이것만 보면 악보를 빨리 볼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콘텐츠들, 저도 정말 그런 방법이 있을까 영상을 다 보는데 정말 도움이 되었던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고 하듯이 악보를 빨리 보려면 많이 보고 많이 쳐봐야하는 것은 맞지만 제가 생각하는 악보 빨리 보게 되는 법을 몇 가지 적어보겠습니다.
1. 악보를 소리내어 입으로 먼저 읽어보기
실용음악과에서만 들리는 얘기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입으로 소리 내지 못하면 연주도 못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악보를 무작정 손가락으로 치려고 하지 마시고 일정한 리듬에 맞게 정확한 박자로 입으로 계이름을 불러보는 것입니다.
공부할 떄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하면 뇌가 더 잘 기억한다는 말 들어보셨죠? 뇌가 먼저 계이름을 읽고 인지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2. 악보를 직접 그려보기
책을 읽을 때는 맞춤법을 다 아는 것 같지만 막상 적어보려고 하면 헷갈리셨던 경험 있으신가요? 악보도 마찬가지로 읽을 때는 다 아는 것 같지만 막상 그려보려고 하면 리듬이라던가 조표 등 악보에 이런 것도 적혀있었구나 하는 부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시간을 내어 악보를 그려본 다는 것이 성인들에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앉아서 1시간 연습하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실 수도 있답니다.
3. 상상으로 연주해보기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는 말 피아노에도 적용됩니다. 피아노라는 악기 자체가 그렇겠지만 이 방법은 인내심이 조금 필요합니다.
이 방법을 더 어려서 알았더라면 피아노가 정말 많이 늘지 않을까 후회됩니다. 콩쿠르 때 대기하면서 나도 모르게 꼭 하게 되는 행동이 상상으로 쳐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 손으로 칠 때는 저절로 손이 가니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상상으로 치면 어느 부분이 어떤 음이었는지 생각이 안 납니다. 그럼 불안해지고 무대에서 틀리게 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김정민 피아니스트님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하기 때문에 손으로 같은 것을 반복하면 어느새 뇌의 기능을 꺼버립니다. 텅빈 손가락만 효율 없이 돌아가는 것입니다. 물론 반복연습은 중요하지만 뇌가 인지하면서 연습하면 훨씬 적은 시간으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무작정 손으로 연습하여 틀려가면서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악보를 보면서 상상으로 천천히 음을 인지하면서 쳐보고 손가락으로 해보는 것 입니다. 처음부터 뇌에 맞는 음만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저도 드럼을 배우면서 드럼 악보의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상상으로 연주해보고 음원에 맞춰 쳐보고를 번갈아 가며 연습합니다.
적은 시간 연습하더라도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합니다.
알려줘도 안해요!
그런데! 피아노 잘 치는 법, 악보 빨리 보는 법을 물어보시지만 알려줘도 아무도 안 한답니다. 익숙하지 않고, 인내심이 필요하고 그냥 손가락으로 연습하는 것보다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단시간에 갑자기 뿅 마법처럼 올라가는 방법을 찾으시는 걸까요?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신 분이라면 피아노 연주를 진지하게 잘하고 싶은 분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적용하셔서 연주에 도움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